#1. 합정 맛집 뿌셔뿌셔
저는 주말마다 홍대 근처를 자주 놀러 나오곤 합니다. 그런데 날씨도 풀리고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도 완화되면서 주말만 되면 홍대 인근에 정말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려 주말을 즐기기 힘들 때가 많았어요. 가게마다 엄청난 웨이팅에 좁은 거리에 가득 들어찬 사람들로 동선이 막히는 그런 것들이 계속 쌓이다 보니 스트레스가 되었습니다. 특히 그나마 날씨가 선선하고 괜찮으면 즐거운 마음으로 대기도 하고 할 텐데 여름이 되니 도저히 밖에 서있기도 힘들고 지치더라고요. 그래서 홍대에 비해 한적한 합정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합정도 당연히 점심, 저녁시간이 되면 사람들로 붐비고 맛집엔 언제나 줄이 깁니다. 하지만 홍대처럼 바글바글한 이미지는 아니고 대기도 말도 안 되는 대기는 지난번 냉우동을 먹었던 우동카덴에서 말고는 잘 보지 못했기 때문에 최근에는 합정의 이러저러한 맛집들을 찾아내어 즐기고 있어요.
이번에는 합정 라멘 맛집 '오레노라멘'을 방문해 보았습니다.
[오레노라멘 본점]
o 주소: 서울 마포구 독막로6길 14 (합정동)
o 영업시간: 매일 11:00 ~ 21:00 (라스트 오더 20:30)
o 별도 주차장 없음, 인근 유료주차장 이용 필요
오레노라멘은 2022년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 당당하게 선정된 맛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닭육수를 베이스로 한 라멘을 선보이고 있어 늘 먹던 라멘들과 어떤 차별화된 맛을 가지고 있을까 궁금했어요. 점심시간쯤 딱 맞춰 방문하니 사람들이 역시나 계단을 따라서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주문은 가게 밖 키오스크를 통해 사전 주문 후 입장하는 방식이었어요. 사람들이 주문하고 쭉 쭉 들어가길래 그래도 초반이라 자리가 있겠구나 싶어 기대했으나 어쩌나 딱 저희 앞에서 끊어진 것 있죠. 어느 정도의 대기는 토요일 맛집 방문이라면 각오를 하고 가고 있으나 딱 앞에서 끊어지니 아쉬운 마음이 배가 되긴 하더라고요. 그래도 의자에 앉아 있다 보니 금방 저희 차례가 다가왔어요. 주문은 미리 해둔 상태였기 때문에 마련된 자리로 바로 들어가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2. 겉보기엔 하얀 국물인데 속은 빨갛군!
합정맛집 오레노라멘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닭육수를 베이스로 한 라멘들을 취급하고 있어요. 저는 카라빠이탄(10,000 원), 일행은 토리빠이탄(10,000 원)을 각 각 주문했습니다. 카라빠이탄은 매콤한 맛이 가미된 빨간 라멘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두 가지 다 기본 국물 베이스는 닭육수를 사용한답니다.
합정 맛집 오레노라멘 본점은 노키즈 존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아무래도 건물 외관에서 보다시피 아이들을 잘 케어하지 않는 경우 심하게 다칠 수도 있는 그런 구조물을 가지고 있어요. 안전 등의 이유로 노키즈존을 설정하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키오스크 메뉴에서는 지난 번 닭콩국수와 동일하게 면추가 메뉴는 따로 없었어요. 면 추가가 필수인 제 남자친구는 면추가가 없다는 것에 낙심하며 가게 안에서 추가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다행히, 주문 후 따로 말하면 면 추가 밥 추가가 가능하며 무료로 해주고 있어요. 저희는 밥 추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너무 궁금하여 밥 추가를 한 후 후회했다는 후문...... .
면 요리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주문을 한 상태에서는 음식이 나오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금방 뜨거운 라멘을 받아볼 수 있었어요. 저는 빨간 국물인 카라빠이탄을, 남자친구는 토리빠이탄을 주문했는데 처음 그릇을 받았을 때는 두 라멘이 똑같이 생겼어요. 뽀얗고 하얀 국물이 담겨 있었죠. 그런데 카라빠이탄은 본격적으로 먹기 위해 그릇 안을 휘젓는 순간 반전으로 바뀝니다.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는 몰라도 속은 빨간 양념으로 붉은데 맨 윗부분만 뽀얀 국물로 덮여있는 상태였어요. 면을 건지면 빨갛게 물든 면을 만나보실 수 있답니다. 매운맛 라멘의 경우 매우면서도 목을 칼칼하게 하는 짠맛을 같이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물은 많이 먹고 실제 면은 많이 먹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하는데요. 합정 맛집 오레노라멘의 카라빠이탄은 목을 칼칼하게 하는 짠맛보다는 담백하고 개운한 맛이 더 큰 라멘이었어요. 그 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기존에 돼지 육수로 만든 라멘은 걸쭉하고 묵직한 느낌의 국물이었다면 닭육수를 베이스로 한 국물은 깔끔하고 개운한 맛이 느껴지는 것이 가장 큰 차이였던 것 같아요. 지난번 닭콩국수도 그렇고 닭을 베이스로 한 면요리가 저에게 정말 찰떡처럼 와닿는 기분입니다. 가벼운 맛이 훨씬 저에겐 부담 없고 좋았어요.
육수 자체가 가볍고 깨끗해서 그런가 매운맛을 먹었어도 크게 갈증이 일거나 그러지는 않았어요. 물론 그래도 물은 많이 먹었습니다. 이유는 매운 국물 때문이 아니라 수비드 된 닭가슴살 때문에였어요. 라멘의 온갖 짠 기운은 닭가슴살 토핑이 다 가져간 것인지 굉장히 짜고 후추의 향이 많이 나는 맛이었습니다. 솔직히 이 부분에서는 좀 불호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부드럽고 퍽퍽한 맛이 안 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이겠지만 저는 이 염분이 농축된 듯한 맛이 면이나 육수와 잘 어우러지기보다는 입맛을 방해하는 기분이 더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남자친구는 다 먹고 난 후 밥을 추가해서 먹어보았는데요, 한국인의 영원한 후식 밥이 이곳에서는 그렇게 좋은 조합이 아니었어요. 면과 먹기에는 육수가 깨끗한 것이 좋았는데 밥과 먹으니 미각을 잃은 상태에서 물러 터진 밥을 씹는 그런 기분이 들었어요. 니맛도 내 맛도 아닌 맛 때문인 것 같습니다. 면은 국물이 닿아도 씹는 식감을 잃어버리지는 않았는데 밥은 뭔가 죽과 밥의 중간 정도로 느껴지면서 뭔가 풍족하게 씹는 기분도 풍족하게 입에 담기는 기분도 들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아마, 다음에 방문해서 먹을 때는 남자친구가 면 추가를 외치지 않을까 싶네요.
합정 맛집 오레노라멘의 라멘은 삼삼하면서 개운한 느낌의 국물 맛 때문에 라멘이 떠오를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가게가 될 것만 같아요. 기존에 점심시간의 틈을 노려 상수로 먹으러 다니던 라멘집이 있는데 그곳에 비해 훨씬 더 제 마음을 사로잡은 맛집이었습니다. 상호는 밝힐 수 있지만 가게의 규모 등이 비슷한 것 같아서 다른 팀원들에게도 추천해서 함께 가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앞으로는 당분간 마음에 드는 라멘집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재방문 의사 200% 확실하게 있는 가게입니다.
다만, 말씀드린 것처럼 닭고기 토핑이 라멘의 맛을 방해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간이 셌던 것 같아요. 제 닭고기만 그랬을 수도 있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별로였습니다. 이 점은 방문하셨을 때 참고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 새로운 글감을 가지고 또 찾아오겠습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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