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뼛 속까지 시원해지는 메뉴가 뭘까?
6월이 되면서 다시금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온 것 같아요. 장마까지 겹친 요즘은 살인적인 습도 때문에 실내도 꿉꿉하고 밖에 나가면 사우나실에 들어선 것 마냥 땀샘에서 땀이 수증기마냥 맺히는 기분입니다. 이럴 때 조상님들은 이열치열 땀 진하게 빼는 메뉴를 드셨을 수 있지만 더울땐 더운지 모르게 만드는 속 차가운 메뉴만한 것이 없죠. 어떤 메뉴를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한 번도 먹어본 적 없었던 냉우동이 떠올랐고 이번 기회에 경험해보자 생가하며 열심히 서치한 가게를 방문했습니다. 대충 찾아보고 여기면 제대로된 냉우동을 맛볼 수 있겠다 생각하며 갔던 합정의 '우동카덴', 알고보니 근방에서 아주 유명한 웨이팅 맛집이었더라고요. 겨우겨우 맛본 우동카덴의 냉우동 후기 바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우동 카덴]
o 주소: 서울 마포구 양화로7안길 2-1 (서교동)
o 영업시간: 월-토 11:30 ~ 20:30 (일요일 휴무)
브레이크 타임 14:40 ~ 17:30
o 주차공간 별도 없음
#2. 최고의 반찬은 무한 웨이팅!
제가 합정 맛집 우동카덴을 방문했던 건 6월 11일로 장마가 시작되기 전 더워지기 시작하던 무렵이었어요. 뜨거운 햇빛을 견디며 가는 중에 작은 가게 앞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것을 보면서 위험을 감지했습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사람들이 모여있는 바로 그 작디 작은 가게가 제가 방문하려는 우동카덴이었음을 알 수 있었죠. 대기자 명단이 A4에 3열로 마련되어 있었는데 저희는 한 페이지의 마지막에 겨우 이름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대략, 기다린 시간은 1시간 30분 이상이었던 것 같아요. 줄서서 먹는 맛집은 애초에 잘 방문을 하지 않는데 이번엔 상황을 모르고 방문하다 보니 얻어 걸려 기다리게 된 상황이었던 거죠. 저희 커플이 제 2, 제 3의 선택지를 만들어두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 귀찮음을 느끼게 되는 상황을 싫어하다보니 그냥 기다려보자 했는데 역대급 웨이팅 맛집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편의점에서 아이스커피를 하나 사서 다 마시고 다시 가게에 쓰레기를 버리고 와도 들어가지 못했고 근처 벤치를 찾아서 한참을 수다를 떨다 돌아와도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1시가 좀 못 되어서 도착해서 대기자 명단을 작성했는데 들어간 시간은 2시가 넘었어요. 거의 오전 장사의 마지막 타임 주문자나 다름없었습니다. 주말에 먹고자 하신다면 엄청난 웨이팅을 견뎌야 한다는 점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3. 내부도 아이스, 메뉴도 아이스!!
겨우겨우 이름이 호명되어 들어갈 때는 정말 너무 기뻤어요. 이렇게까지 배고픔을 견디면서 식당에 들어온 적이 언제였나 싶은 기분이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냉기가 가득한 내부에 또 한 번 환호를 했는데 5분도 안 되어서 굉장히 쌀싸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실내 온도였던 것 같아요. 저절로 온우동이 생각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냉우동을 맛보 싶어 방문한 가게였던 만큼 냉우동을 빠르게 주문했습니다.
저희가 주문한 메뉴는 붓카케우동 에비텐, 토리텐(각 9,500원)과 명란, 새우튀김 오니기리(각 2,000원) 였습니다.
합정 맛집 우동카덴은 정호영 셰프가 운영하는 우동집입니다. 위치는 메세나폴리스 바로 옆이라서 합정역에서 상당히 가까워요. 주택가 주변이라서 그런가 조용하고 한산한 곳이었고 우동집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한 곳이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블루리본도 3번이나 받은 집인 만큼 맛은 보장되어 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과연 어떤 맛이었을까 얼른 음식이 나오기만을 목이 빠져라 기다렸던 것 같아요. 다만, 실내가 너무 추워서 시간이 지날수록 냉우동 말고 하나는 온우동을 시킬 걸 후회가 들기도 했어습니다. 예전에는 추위를 거의 모르고 살았던 것 같은데 너무 금방 추위를 느끼는 것을 보니 나이를 먹은 것인가 걱정이 되더라고요. 흑흑.
#4. 이까지 끈적거리는 달큰한 간장맛, 먹고 나서도 이가 시린 냉우동
주문을 하고나서 음식이 나오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어요. 배고픔이 길어서 조금 더 체감 상 길게 느껴졌던 것은 있었지만 실제로는 오래 기다리지 않고 빠르게 음식을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대략적으로라도 얼마나 걸렸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음식은 튀김이 육수에 절여지기 전에 한 입 빠르게 맛보시는 걸 추천하고 싶어요. 막 만든 튀김의 바삭함과 뜨거움이 얼마나 튀김의 풍미를 입안 가득 퍼지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동에 올라가는 토핑 튀김이 이렇게 맛있어도 되는 걸까 감탄하면서 먹었던 첫입이었어요. 제발 방문하신 분들이 모두 이 맛을 느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육수는 달큰한 간장 육수였어요. 제 입에는 좀 더 끈적하고 달큰한 것이 제가 이제껏 먹어왔던 우동 중 가장 일본 우동과 비슷한 맛이 아닐까 추측을 해보았습니다. 실제로 일본을 방문해 본 적이 없어서 일본 현지 우동의 맛을 모르거든요. 하하. 차가운 육수의 맛이 이 정도로 느껴진다는 것은 따듯한 음식보다 간이 좀 더 세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했었어요. 느끼하지 않고 적당히 짭짤함을 느낄 수 있는 맛이라서 끝까지 먹을 수 있었습니다.
면은 적당히 밀도감 있고 씹기 좋은 정도의 면이었어요. 아주 묵직한 밀도감 있는 면이 아니라서 오히려 좀 더 부담없이 먹기 좋았던 것 같아요. 씹을 수록 육수의 간이 촘촘하게 베여 입 안에서 아주 조화로운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만, 먹다보면 간장의 그 달큰한 맛 때문인지 이가 좀 아파온다는 느낌이 들긴 했어요. 제가 이가 좀 약한 편이긴 합니다 참고로. 하지만 맛있어서 계속 먹게 되는 그런 맛이었어요.
오니기리의 맛은 그냥 평범했다, 또는 조금 모자랐다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오니기리가 원래 간편하게 먹으려고 만든 것이라고는 하지만 뭔가 저는 오니기리 위에 뿌려진 후리카게라고 해야 할까요? 그 맛이 너무 인공적인 맛이라서 별로였어요. 안에 들어가 있는 명란과 새우튀김이 오니기리의 밥과 조화로웠는지에 대해서도 다소 애매했고 아마 재방문 한다면 오니기리는 주문하지 않겠구나 싶었습니다.
** 너무 훌륭한 경험이었습니다만 아마 이 웨이팅이 계속되는 한, 저는 재방문은 안 할 것 같아요. 이렇게 긴 시간 기다려서 먹을 정도의 맛인가를 고민해본다면 제 시간이 좀 더 아깝다는 평가를 내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 번 쯤은 방문해서 맛볼만 한 가게라는 생각은 들어요. 제발, 이 날따라 유독 대기가 길었던 것이면 좋겠네요.
다음에도 더욱 맛있는 경험을 가지고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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