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따듯한 봄바람 분위기 있는 브런치 한상
회사에서 중요한 업무를 맡아주실 분이 미팅을 온다고 해서 조용히 이야기도 나누고 분위기 있는 가게를 찾아보기로 했어요. 비싼 밥 한끼를 근사하게 대접해드리면 좋겠으나 점심 미팅이었기 때문에 금액이 부담은 없으면서 분위기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 ‘기호’는 제가 종종 분위기 있는 점심시간을 즐기고 싶을 때 찾아가던 곳이었어요. 회사가 광흥창역(6호선) 주변에 있어서 조금만 걸어가면 대흥역, 서강대 부근까지 금방 갈 수 있습니다. 앞마당 뒷마당, 2층 루프탑까지 작지만 알차게 갖춰진 공간인데 실내석이 그리 넓지 않아서 11시30분부터 부리나케 출발했어요.
[기호]
- 주소: 서울 마포구 서강로16길 72 1층 서강선재
- 운영시간: 매일 11시 - 23시
- 주차: 맞은편 공영주차장, 그 외 없음
#2 취향의 존중, 기호의 발견
인터넷으로 정보를 좀 더 찾아보니 기호는 카페가 아니라 요리주점이라고 나왔어요. 막상은 저녁에 술한잔은 해본 적이 없어서 카페라고 생각했나 봐요. 하지만 점심시간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인기있는 브런치 카페랍니다. 가성비 좋은 세트 구성으로 다양한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곳인 것 같아요. 와인에 맞춘 궁합이 잘 맞는 안주로 세트를 구성해서 메뉴판을 보고 나서는 꼭 저녁에도 방문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는 사업미팅을 겸한 점심식사 자리였기 때문에 샐러드와 파스타, 피자로 든든한 한끼 구성을 만들었어요.
저희가 주문한 음식은 ‘버섯 볶음과 샐러드(14,800원)’, ‘새우 알리오올리오(14,800원)’, ‘토마토 아라비아타(14,800원)’, ‘무화과 고르곤졸라 피자(18,800원)’ 이었습니다.
음식이 기다리는 동안 봄기운이 가득 들어찬 가게에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좋은 시간을 보냈어요. 야외 테이블에도 앉고 싶었지만 다인원을 위한 큰 나무 테이블로 되어 있어서 3인 구성이었던 저희는 가장 안쪽 4인석 자리에 앉았습니다.(미팅 자리라서 자리 사진까지는 못 담았네요. 아쉽 아쉽)
참고로 기호에서는 현제 메뉴 구성에 변경을 하려고 한다고 해요. 저는 넙적한 파스타면으로 만든 기호의 파스타를 정말 좋아했는데 이제는 베이글샌드위치, 피자 들으로 메뉴를 구성하려고 한다고 하셨습니다. 저희가 갔을 때는 공식적인 공지 전이라서 특별히 마지막으로 파스타를 만들어주실 수 있다고 하셨어요. 정말 정말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_ㅠ 아마 저녁에 가면 와인과 함께 곁들여 먹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조만간 포근한 저녁 날씨가 찾아로면 야외에서 와인 한잔 하는 기호도 소개해볼게요!)
그런데 왜 점심 메뉴로 파스타를 빼셨는지 이해가 되는 부분이 조금 있었어요. 기호는 작은 주방을 놓고 운영되는 작은 가게인데 그 때문에 요리하는 분이 한 분? 두 분? 인 것 같았거든요. 음식이 나오는 속도가 굉장히 오래 걸렸습니다. 점심시간에 일찍 나온 덕에 저희가 점심 메뉴 첫주문 이었는데 40분 가량 식사를 하고 일어나는 시점까지 저희 외에 한 팀만 더 음식을 받은 상태였어요. 카페이기 때문에 음료만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속도가 정말 느리구나 싶긴 했었습니다.(직장인의 점심 시간은 빛의 속도인데 말이죠😭)
#3 근사한 한 끼, 누구에게나 취향저격
기다리던 음식들이 드디어 나왔어요. 손님을 너무 기다리게 한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던 참이었는데 샐러드를 맛보시고는 너무 만족스러워 하셔서 다행이었어요.
야채가 어찌나 싱싱한지 파릇파릇 힘이 있어서 먹기에는 다소 민망한 장면(입을 쩍쩍 벌려가며 먹어야 할 수 있습니다..)이 연출될 수도 있었지만 싱싱하면서 향긋한 내음이 입안에 확 감돌면서 식욕을 돋구더라고요. 저는 원래 발사믹 소스를 선호하지 않는데(코를 찌르는 식초향을 힘들어합니다.) 향이 막 세지 않아서 거부감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었어요. 적당한 정도로 구워진 버섯도 너무 훌륭했고요.
다음으로 등장한 메뉴는 무화과 고르곤졸라 피자였어요. 도우는 얇지만 고소한 치즈가 폭신폭신 두껍게 올라가 있는 알찬 피자였습니다. 화덕피자 형태라서 크기가 크지는 않았지만 여자 3명이서 남김 없이(한 조각은 남겼어요..) 맛있게 먹었습니다.(통통이 1명 있는 거 아시죠..? 같이 간 동료분도 한 통통 합니다. 통통이 2명이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고르곤졸라 위에 무화과가 얹어진 비쥬얼은 처음이었는데 어머 의외로 궁합이 너무 잘 맞고 맛있더라고요. 두 조각이나 먹었습니다.(사진에사 보이는 제일 넓은 피자조각.. 예 그렇습니다. 미팅 와중에도 용기내어 제가 먹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파스타까지 나오고 나서야 정말 한 상 가득 꽉 차게 식사가 가능했어요. 파스타 면 보이시죠? 제가
원래 너무 익혀서 풀어지는 면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면은 두께감도 있으면서 단단한 식감이 너무 매력적인 면이었어요. 소스가 적당히 베어서 특히 먹기가 좋았답니다. 토마토 아라비아타는 다른 곳에 비해 매운 향은 많이 없었어요. 너무 부드럽기만 한 토마토소스가 아닐 뿐 토마토 스파게티에 더 가까운 맛이었던 것 같아요. 새우 알리오올리오는 잘못하면 후추향이 너무 강하고 짠 기가 있는 경우도 있는데 정말 입맛에 딱 맞게 만들어졌어요. 통통해도 제가 입맛이 좀 싱거운 편이거든요. 짠기가
확 올라왔다면 안 먹었을 텐데 좀 더 먹고 싶을 정도였답니다.
이제 점심에 파스타를 즐길 수 없다니 너무 아쉬웠지만 여러모로 정말 매력적인 가게에요. 이번에 커피에 대해서 소개를 못해드렸는데 커피도 아주 잘하는 커피맛집이랍니다. 근처에 지나가시게 된다면 루프탑 카페 이용해보세요. 경의선 숲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풍경도 너무 멋지고 여유도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 음식이 정말 정성스럽고 훌륭해요. 가격도 괜찮아서 고마운 사람에게 부담없이 대접하고 싶을 때 좋을 것 같습니다.
** 준비 시간이 정말 오래 걸려요. 직장인의 점심으론 적당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메뉴가 바뀌니까 빠르게 나올 수 있을 거라 믿으며..
** 가게가 작아서 주변 소음이 좀 많이 신경쓰였어요. 앞 사람의 말소리가 잘 안 들릴 때도 있었습니다.
제가 입맛이 까다롭지 않아서 다 맛있다고 하는 것도 같지만 저에겐 정말 만족스러운 맛이었어요. 내돈내산 후기 또 들고 오겠습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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